
1. 소설 "배빗"은 "성공"이라는 허울 속의 공허함을 시사한다.
조지 F. 배빗은 성공한 중산층 가장으로 보인다. 그는 부동산 업자로서 안정적인 경제력을 갖추었고, 사회적 지위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소설을 읽어나가다 보면, 그가 내면적으로 얼마나 공허한 삶을 살고 있는지 점차 드러난다. 배빗은 자신의 인생에 만족하지 못하며, 늘 무언가 빠져 있는 듯한 감정을 느낀다. 이 감정은 그가 이루어낸 "성공"이 본질적으로 공허한 것임을 시사한다. 소설 초반부에서 배빗의 일상은 철저하게 규격화된 생활의 반복이다. 아침에 일어나 정해진 일과를 수행하고, 출근하여 비즈니스에 몰두하며, 퇴근 후에는 사교 모임에서 자신의 성공을 과시하는 삶을 산다. 이러한 패턴은 당시 미국 중산층의 이상적인 삶의 방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배빗의 내면은 이러한 삶에 대한 의문으로 가득 차 있다. 그는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사회가 요구하는 틀에 맞춰 억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인지 고민한다. 배빗이 느끼는 공허함은 사회적 가치관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는 성공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물질적인 풍요를 쫓아야 한다는 강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자신의 진정한 욕망과 감정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그는 젊은 시절 문학과 예술을 좋아했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부동산 업자가 되었다. 이러한 선택은 배빗이 사회적 성공을 위해 자신의 진짜 자아를 희생한 사례로 볼 수 있다. 그의 내면적 갈등은 친구 폴 리스킹과의 관계를 통해 더욱 두드러진다. 폴은 배빗과 달리 예술적 감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사회적 성공보다는 개인적인 만족을 중요하게 여긴다. 배빗은 폴의 삶에 일종의 동경을 느끼지만, 결국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유지하기 위해 폴과의 거리감을 유지할 수밖에 없다. 이는 그가 속한 사회가 얼마나 개인의 욕망을 억누르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결국 배빗은 성공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행복하지 않다. 물질적 풍요와 사회적 지위만으로는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배빗"은 단순한 성공을 목표로 하는 삶이 얼마나 공허할 수 있는지를 날카롭게 지적하며,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독자들에게 고민하게 만든다.
2. 사회적 위선과 동조의 늪
배빗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는 끊임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맞추려 노력하는 인물이다. 그가 속한 사회는 개인의 개성과 신념을 존중하기보다는, 특정한 규범과 가치관을 강요한다. 배빗은 이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진짜 감정을 감추고, 사회적으로 적절하다고 여겨지는 모습만을 보이려 한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로, 동조 압력과 사회적 위선이 개인의 정체성을 얼마나 억압하는지를 보여준다. 그가 사회적 모임에서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 진심에서 우러나온 것이 아니라 철저히 계산된 모습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보수적인 가치관을 강하게 내세우며, 공화당을 지지하고, 노동조합을 비판한다. 하지만 이는 모두 자신의 사회적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한 전략에 불과하다. 실상은 그러한 가치관을 깊이 신봉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계층이 요구하는 발언을 반복할 뿐이다. 즉, 배빗은 진정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기대에 맞춰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그의 위선적인 태도는 가정에서도 나타난다. 배빗은 아내와 자녀들에게 가장으로서의 권위를 행사하지만, 정작 그들과 진정한 소통을 하지는 않는다. 그는 가족을 부양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하지만, 가족의 감정이나 의견을 깊이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특히, 아들이 자신과 다른 삶을 선택하려 할 때 배빗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이는 배빗이 단순히 사회적 기준에 맞춰 살아가는 데 익숙해진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소설 후반부에서 배빗은 기존의 사회적 틀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한다. 그는 자신이 속했던 모임과 거리를 두고, 개인적인 욕망을 충족시키려 한다. 하지만 사회는 그의 변화를 용납하지 않는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은 그를 비난하며 다시 기존의 틀로 돌아오도록 압박한다. 결국 배빗은 동조의 늪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다시 기존의 생활로 돌아가게 된다. 이는 사회적 동조가 얼마나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소설은 사회적 위선과 동조의 압박이 개인을 얼마나 억압하는지를 신랄하게 비판한다. 우리는 종종 자신의 신념보다는 사회적 기대에 맞춰 행동하며, 위선적인 태도를 보이곤 한다. 소설은 이러한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으며,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만든다.
3. 진정한 자유는 어디에 있는가
삶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이다. 그는 성공을 이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유롭다고 느끼지 못한다. 사회적 기대와 역할에 갇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는 가끔 일탈을 꿈꾸고,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지만, 결국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오고 만다. 소설 중반부에서 배빗은 아내가 집을 비운 틈을 타 독립적인 삶을 시도한다. 그는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기존의 가치관에서 벗어나려 한다. 그러나 이 과정은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사회는 그에게 기존의 역할을 다시 수행할 것을 강요하며, 결국 그는 자신이 만든 감옥으로 돌아가고 만다. 이는 자유란 단순히 사회적 억압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내면적으로도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배빗의 이야기는 현대 사회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 우리는 종종 직장, 가정, 사회적 관계 속에서 특정한 역할을 강요받으며, 이를 벗어나려 할 때마다 압박을 받는다. 배빗은 진정한 자유가 단순한 물리적 독립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을 인정하고 이를 따를 수 있는 용기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결국 배빗은 완전한 자유를 얻지 못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아들에게 "너는 나처럼 살지 말라"고 말하며 작은 희망을 남긴다. 이는 자유를 향한 갈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하며, 독자들에게도 자신의 삶을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