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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 전쟁'을 읽고 : 방관을 넘은 공감 '악플 전쟁' 리뷰 - 악플의 시작『악플 전쟁』은 초등학생 민서영이 새 학교로 전학 오면서 시작된다. 전학이라는 낯선 상황 속에서 서영이는 새로운 친구들과 어울리려 애쓰지만, 예상치 못한 적대감과 마주한다. 특히 미라라는 친구는 서영이의 존재 자체를 위협처럼 받아들이고,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시비를 건다. 미라는 외모나 성적, 성격 면에서 서영이를 견제한다. 문제는 이러한 질투가 현실에서 끝나지 않고 온라인 공간까지 이어진다는 점이다. 바로 악플이 시작되는 지점이다.서영이가 받은 악플은 단순한 욕설이 아니었다. 악의적으로 조작된 이야기, 왜곡된 표현, 그리고 익명의 사용자들이 가세한 비방이 온라인 공간을 채운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온라인 카페라는 공간이 있다. 이곳은 미라와 그녀를 따르는 친구들이 익명.. 2025. 4. 5.
도둑 호첸플로츠 : 호첸플로츠와 두 소년의 마법사 작전 '도둑 호첸플로츠'를 읽고오트프리트 프로이스슬러의 작품 『도둑 호첸플로츠』는 아동 모험 소설이다. 하지만 세심히 들여다보면 유쾌한 상상력과 풍자, 어린이 독자에 대한 섬세한 배려가 돋보이는 이야기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마을을 들쑤시고 다니는 도둑 한 명, 바로 호첸플로츠가 있다. 그는 외투 속에 칼을 숨기고 다니며, 낡은 모자를 눌러쓴 채로 어슬렁거리는 악당이다. 그러나 이 도둑은 여느 악당들과는 다르게, 왠지 모르게 정이 가는 인물이다.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그는 할머니의 소중한 커피 분쇄기를 훔쳐 달아나며 존재감을 확실하게 드러낸다. 이 장면은 사건의 발단일 뿐만 아니라 이야기 전체를 이끌어가는 주요한 동력이 된다. 호첸플로츠는 영리하고 재빠르며, 전형적인 아동문학 속 악당과는 다르게 인간적인 구석도.. 2025. 4. 4.
<엄마, 내가 자전거를 탔어요>시각 장애 아동의 자전거 도전과 가족 성장 '엄마, 내가 자전거를 탔어요'를 읽고 - 시각장애와 도전, 한 아이의 출발선사람들에게 시각장애라는 단어는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이 단어는 많은 이들의 삶에서 일상처럼 존재하고 있다. 『엄마, 내가 자전거를 탔어요』의 주인공 미유키는 아홉 살 소녀다.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시력을 잃고, 세상을 눈으로 볼 수 없다. 시각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상상보다 훨씬 복합적인 의미를 지닌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단지 시각 정보의 부재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때때로 선택의 제약을, 또 때로는 사회적 편견과의 싸움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유키는 자전거를 타고 싶다는 강렬한 의지를 품는다.이 책은 단지 한 아이가 자전거를 배우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가 아니라 장애가 있는 아이가 사회 .. 2025. 4. 3.
<신라를 왜 황금의 나라라고 했나요?>금관과 황금 유물로 본 신라인 세계관 1. 신라를 왜 황금의 나라라고 했나요? 를 읽고- 금관이 들려주는 신라 왕실의 권위와 예술성옛 나라 신라의 금관은 단순한 장신구를 넘어 당시 왕권의 상징이자 사회 구조를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유물이다. 특히 경주 지역에서 발굴된 금관은 대부분 왕이나 귀족 무덤에서 출토되었고, 이를 통해 신라 사회가 가진 계급제와 왕실 중심의 권위 구조를 엿볼 수 있다. 고대 사회에서 무덤은 단순한 매장 공간이 아니라, 생전의 삶과 신분, 사후 세계에 대한 인식까지 복합적으로 담겨 있는 공간이었다. 그런 면에서 신라의 금관은 단순히 장식적인 측면을 넘어선, 문화와 사상이 녹아 있는 귀중한 사료로 볼 수 있다.신라 금관의 가장 특징적인 모습은 위로 솟아오른 가지형 장식이다. 이 장식은 단순한 형태의 미학적 표현이 아니라.. 2025. 4. 2.
신기한 식물일기 - 창가 정원에서 식물 관찰과 돌봄 배우기 1. '신기한 식물일기' 독서 후기 - 창가 정원이 주는 느린 기쁨크리스티나 비외르크의 『신기한 식물일기』는 어린이를 위한 자연 관찰 그림책이지만, 그 안에는 아이와 자연 사이의 깊은 연결이 담겨 있다. 이 책의 주인공 리네아는 여느 아이들처럼 도시에 살며 자연과 떨어진 환경 속에서 자란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아주 작은 공간이 있다. 바로 창가 정원이다. 창가 정원은 그녀에게 단순히 식물이 놓인 장소가 아니라, 세상과 소통하는 하나의 창이고, 감정을 들여다보는 거울이며, 일상의 흐름을 천천히 따라가게 해주는 리듬이다.도시 속에서 자연을 마주한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이들은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아파트에 살고, 바쁜 부모의 손에 이끌려 정해진 생활 속을 반복한다. 하지만 그런 .. 2025. 4. 1.
소원을 들어주는 선물 - 성장과 공감이 담긴 진짜 선물 소원을 들어주는 선물 리뷰 - 질투 속에 피어난 민재의 성장우리의 가족은 늘 가까이 있는 존재이지만, 때때로 가장 이해받기 어려운 관계가 되기도 한다. 김선희 작가의 동화 『소원을 들어주는 선물』의 주인공 민재는 그런 가족 속에서 묘한 소외감을 느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민재는 예전에는 가족의 중심이었지만, 동생이 태어난 이후 그 자리를 조금씩 내주고 있다는 생각에 괜히 혼자 외로워지고 만다. 부모님의 관심은 동생에게 쏠리고, 그럴수록 민재의 마음속에는 작은 질투가 자라난다. 민재는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며, 동생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위험한 생각까지 하게 된다. 이 책은 민재의 감정 변화와 그로 인한 성장을 섬세하게 보여주는 이야기다. 아이들은 종종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잘 모른다. 마음.. 2025. 3. 31.